딥 리스닝 포스터
서울--(뉴스와이어)--9월, 한 장의 음반에 담긴 음악을 깊게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 ‘딥 리스닝 : TABULA RASA 침묵(沈默), 그 이전’이 열린다.
1984년 발매된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 1935~)의 음반 ‘TABULA RASA’의 40주년 재발매를 기념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며 만들어진 지난 세기의 가장 기념비적인 음반 중 하나에 대한 다층적인 기록을 경험하는 기회이자 새로운 음악 언어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딥 리스닝 ‘TABULA RASA: 침묵(沈默), 그 이전’
딥 리스닝 ‘TABULA RASA: 침묵(沈默), 그 이전’은 ‘침묵 다음으로 아름다운 소리’로 회자되는 독일의 음반 레이블 ECM (Edition of Contemporary Music)이 1984년 발매한 음반 ‘TABULA RASA’에 담긴 ‘음악’을 전시한다. ECM New Series의 탄생을 알린 음반 ‘TABULA RASA’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감상하게 되는 이번 전시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음악을 배경음악처럼 듣는 것이 일반화된 오늘날, 한 공간 속에서 음악을 공유하고 ‘온전히 듣는 것 DEEP LISTENING’의 의미를 새롭게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음악에 더해진 특별한 공간 연출로, 관람객들은 공간과 음악을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딥 리스닝, ‘온전히 듣는 것’의 의미와 가치
딥 리스닝은 자유관람의 형식과 더불어 음악과 음악가의 맥락을 깊이 있게 듣게 되는 도슨트 투어를 통한 관람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5명 내외의 관람객들은 전시장의 입구에서부터 음반의 수록곡을 순차적으로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된 공간을 경험하게 되며, 음반 아트워크, 아티스트 사진, 인터뷰 영상, 멀티미디어 작품 등이 정원과 거실, 서재와 욕실 등 일상의 공간 곳곳에 분산돼 있다. 바이닐, CD, 카세트 테이프, 디지털 포맷을 활용해 재생되는 이 한 장에 담긴 음악은 세심하게 선택된 로우파이와 하이파이 오디오를 넘나든다. 모든 음악이 끝나고 다시 돌아온 침묵 속에서 한 장의 음반을 온전히 감상한 경험은 오랜 시간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다.
TABULA RASA, 1984: 전위적인 실험과 파격을 넘어서서
1984년 9월 독일 뮌헨의 레이블 ECM이 에스토니아의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을 담은 ‘TABULA RASA’를 발매했을 때 당대의 현대 음악계는 포스트모더니즘과 다원주의 속에서 전자음악과 컴퓨터 음악 실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 음반에 담긴 패르트의 작품은 단순한 리듬과 선율을 통해 복잡한 음악적 구조에서 벗어나 단순함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했고, 이를 통해 당시 많은 음악이 잊고 있던 인간의 내면적, 정신적 차원을 다시금 강조하게 만들었다.
이 음반의 큰 성공은 변방의 예술가 아르보 패르트의 작품을 주류 서구음악의 한복판에서 가장 주목받게 만들었고, 그의 작품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중요하고 널리 인정받는 음악적 성취 중 하나가 됐다. ‘TABULA RASA’는 단순히 한 시대의 음악 작품을 넘어서 음악사의 중요한 변곡점을 이룬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패르트의 작곡 기법은 진리, 아름다움, 순수함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한 이념이자 깊이 있는 삶의 철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나의 음악에 대한 입체적 경험
‘TABULA RASA 침묵(沈默), 그 이전’은 단편적인 전시나 이벤트에서 나아가 하나의 음악을 다각적인 형태로 조망하며, 이로 하여금 관람객들에게 복합적 경험을 제공한다. ‘딥 리스닝’ 전시를 중심으로 공연과 영화상영이 한 달여간 서울의 다양한 공간에서 입체적으로 펼쳐지며 마치 ‘TABULA RASA 페스티벌’의 모습을 갖출 것이다.
‘내가 모든 걸 잃는다 해도…’로 시작하는 패르트의 일기와 함께 한 예술가의 사적이고도 섬세한 초상을 담고 있는 영화 ‘Even if I lose everything’ (2015, 90min, Documentary)는 물론이고, ‘TABULA RASA’ 음반에 담긴 작품들의 실연 또한 만나볼 수 있다.
딥 리스닝 ‘TABULA RASA 침묵(沈默), 그 이전’
· 기간: 2024년 9월 27일(목) ~ 10월 27일(일)
· 장소: 리빙룸 마이알레 이태원
· 관람시간: 11:00 / 14:00 / 16:00 / 19:30 (도슨트 투어)
· 입장료: 일반관람 2만원 / 도슨트 투어 5만원
· 예매: 네이버예약
· 주최: 유니크피스
연계행사 FILM & EVENTS
· 영화 ‘Even if I lose everything’
· 기간: 2024년 9월 18일(수), 9월 25일(수)
· 장소: 서울 브루어리 성수
공연 FRATRES | SILENTIUM | CANTUS
· 기간: 9월 24일(화), 9월 27일(금), 10월 19일(토)
· 장소: 서울대학교 파워플랜트, 관악아트홀, 마이알레 과천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 소개
아르보 패르트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작곡가로, 그의 음악은 미니멀리즘과 성스러운 단순함을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1935년에 태어난 패르트는 초기에는 서구의 아방가르드 음악에 영향을 받았으나 1970년대 후반에 그레고리오 성가와 중세 다성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틴티나불리(중세 종소리)’라 불리는 기법을 자신의 작곡에 도입했고, 이를 통해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음악을 창조했다. 패르트는 군복무를 마친 뒤 1958년 탈린에 있는 음악학교에 들어갔으며, 1958~1967년에는 에스토니아 라디오 방송국 음악부에서 일했다.
1963년에 음악학교를 졸업한 직후 그는 ‘교향곡 제1번 Symphony No.1’(1964)과 ‘교향곡 제2번 Symphony No.2’(1966)을 작곡했고, 연이어 피아노와 혼성합창 및 오케스트라를 위한 ‘사도신경 Credo’(1968)을 작곡한다. 종교적인 제목 때문에 소련에서 금지된 ‘사도신경’을 마지막으로 패르트는 12음계에 대한 실험을 끝냈으며, 이후 침묵의 시절이라 불리는 8년 동안 집중적으로 그레고리오 성가와 러시아 정교회의 예배음악 형식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다.
1970년대 말 현악기를 위한 작품들(특히 ‘형제들 Fratres’(1977))이 발표됐을 때부터 패르트의 작품은 개성적인 소리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의 대표작인 ‘TABULA RASA’는 두 개의 바이올린과 프리페어드 피아노,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1984년 ECM 레이블을 통해 발매됐으며, 이는 패르트를 국제적으로 중요한 작곡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패르트의 음악은 주로 종교적 영감에서 비롯됐으며, 그의 정교회 신앙이 작품 전반에 걸쳐 반영돼 있다.
ECM NEW SERIES 소개
재즈음악을 소개하는 음반사였던 ECM은 ‘TABULA RASA’와 함께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든 새로운 음악적 발견과 실험을 지지하는 ‘ECM NEW SERIES’를 시작하게 됐고, 지난 40년간 음악의 가능성을 넓히고, 현대 음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ECM New Series는 1984년 ECM의 설립자 만프레드 아이허(Manfred Eicher)에 의해 시작됐으며, 현대 클래식 및 아방가르드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시리즈는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음악적 탐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고전 작곡가들의 작품도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재조명하고 있다.
ECM New Series는 최고 수준의 음질과 녹음 기술을 통해 음악의 섬세한 디테일과 깊이를 표현하며, 음반의 디자인과 패키징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요 아티스트로는 아르보 패르트, 기야 칸첼리, 메레디스 몽크 등이 있으며, 이들의 독창적이고 감성적인 작품들이 이 시리즈를 통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ECM New Series는 현대 음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다양한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작품을 발굴해 음악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현대 클래식 음악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서 많은 음악 애호가들과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